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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32R 리뷰: 제주 유나이티드 1-1 광주 FC(1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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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2017년 10월 1일(15시), 제주 월드컵경기장

제주 득점: 전반 42분 박진포

광주 득점: 후반 15분 완델손(도움 김민혁)






홈팀 제주는 선발 라인업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김수범과 김현욱이 스타팅에 삽입됐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하고는 평소와 비슷했다. 3-4-1-2라는 큰 틀은 변하지 않았고, 전방의 마그노-진성욱과 중원의 권순형-윤빛가람, 오반석-권한진-김원일이 형성한 플랫 3까지 익숙한 외형 그대로였다. 원정팀 광주도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기본적으로 4-4-2 대형을 유지했고, 송승민과 나상호를 전방에 배치해 전방 압박을 의도했다. 2선의 맥긴-여봉훈-임선영-박동진 라인도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공간을 지우려 노력했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제주와 광주의 선발 라인업을 언급하는 게 사실 의미가 없었다. 날씨가 두 감독이 준비한 전략과 전술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90분짜리 개그콘서트였다. 하늘에서 수도꼭지를 튼 듯 물이 쏟아졌고, 제주 월드컵경기장은 배수가 한계에 부딪쳐 물바다로 변했다. 일단 드리블이 불가능했다. 공을 달고 뛰기만 하면 물웅덩이가 물귀신 같은 수비로 모두의 전진을 제어했다. 심지어 패스도 안 됐다. 땅볼 패스는 가다가 멈추기 일쑤였고, 정확한 공중 볼을 공급해보려 해도 장대비가 선수들의 시야를 방해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빗줄기는 거세졌고, 제주 월드컵경기장은 끝내 거대한 워터파크로 바뀌고 말았다. 선수들이 달릴 때마다 경기장은 첨벙댔고, 프로들의 각축전은 동네 축구로 변질되어 버렸다. 마치 거대한 수영장에서 허우적거리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듯했다.





그래도 물난리 속에도 양팀은 여차저차 한 골씩을 뽑았다. 제주는 사이드백 박진포에게 운이 따랐다. 박진포는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시도한 슛이 굴절되어 다시금 자신에게 오자 정확한 왼발 슛으로 광주의 골문을 열었다. 억수로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공은 왼쪽 바깥으로 감기며 아름답게 들어갔다. 광주도 그냥 당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실력’이 큰 의미가 없던 경기였는지라 충분히 해볼 수 있었다. 몰아치던 광주는 후반 15분 김민혁의 크로스를 받은 완델손이 정확한 헤더로 제주의 골망을 갈랐다. 이기지는 못했어도 제주 원정에서 패배를 막았던 값진 한 골이었다. 두 팀의 맞대결은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지다가 1-1로 끝났다. 선수들의 실력과 사령탑의 지략이 의미가 없던, 경기장의 지배자는 사실상 하나님이었던 ‘역대급’ 수중전이었다.